많은 이들이 정읍의 볼거리로 내장산 단풍을 꼽습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읍 도심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적은 편이죠. 하지만 KTX 정읍역과 정읍 버스터미널, 이 주변에는 도시 외부와 정읍 내부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좀더 시내 쪽으로 들어오면 영화관과 공연시설, 대형마트가 눈에 띕니다. 가까운 지역 사람들이 찾아와 영화나 공연 등의 생활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정읍의 모습이지요.
영화관과 공연장 사이. 사람이 오가는 정읍의 번화가에 정갈한 빵집 ‘엉클 베이커리'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메뉴 진열대에 놓인 신선한 빵들이 보이죠. 바삭한 크루아상과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스콘. 여기에 대파 같은 의외의 속재료가 들어간 샤워도우까지. 빵을 좋아한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먹어보고 싶은 메뉴들이 한가득 보일 거예요. 마치 친근한 동네 아저씨처럼 정읍 사람들은 물론 이곳을 찾은 모든 이에게 건강한 빵을 전하는 곳. 정읍의 엉클 베이커리입니다.
정읍에서 취향을 담은 베이커리를 열다
안녕하세요!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로 대화를 시작해볼게요.
정읍에서 엉클 베이커리라는 빵집을 운영하는 한준입니다. 베이커리를 운영한 지는 3~4년 정도 됐어요. 고등학교 때 정읍으로 이사와서 생활하다가 광주로 가서 대학을 나왔고, 이후에는 서울의 빵집에서 일하다가 결혼 후 정읍에 터를 잡았어요. 부모님이 제가 운영하는 베이커리와 가까운 곳에서 설렁탕 가게를 하고 계시기도 해요.

베이커리를 열기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어요?
레스토랑과 카페 등 외식업 쪽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했어요. 지금 하는 베이킹은 종류가 좀 다르긴 하지만 일하는 패턴이 이전에 하던 것과 비슷해요. 빵 만드는 일도 잘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작정 서울에 올라가 제빵을 배웠어요. 천연 발효종으로 만드는 하드계열 빵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처음부터 만들고 싶은 빵이 정해져 있었네요.
대학생 때 자주 가던 광주의 빵집이 있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하드계열 빵을 먹었어요. 이전부터 먹어온 부드러운 빵하고 비교하면 너무 딱딱한 거예요. 근데 하드계열 빵들은 묘하게 계속 손이 가더라고요. 흔히 우리가 알던 빵은 식감이 부드럽지만 계속 먹다 보면 조금씩 느끼해져서 멀리하게 되잖아요. 반면 하드계열 빵은 주식처럼 계속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자주 가던 빵집의 형과 친해져서는 “이런 빵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더니, 서울에 있는 베이커리를 추천해주어서 그쪽에서 배울 수 있었어요.
엉클 베이커리에서 볼 수 있는 빵 종류가 궁금해지네요.
사워도우, 바게트 등 한국사람들이 쌀을 먹듯 주식처럼 먹는 하드계열의 빵들이 있어요. 정읍에서 이런 빵을 찾는 분들이 적지만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지요. 사이드 메뉴로 스콘, 앙버터 등을 준비했는데 손님들이 많이 찾아서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의 빵들을 많이 만들게 됐어요. 처음에 혼자 운영할 생각으로 베이커리를 운영할 때는 메뉴가 15개 정도였는데요. 지금은 4, 50개 정도로 늘었어요. 크로아상 종류가 많고, 당일생산 당일판매가 원칙이라 좀더 빵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정읍에서 저희 빵집을 통해 프레첼을 처음 보는 분이 많아요. 치아바타나 사워도우도 정읍에서 거의 저희밖에 안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좋아하는 빵으로 정읍 사람들과 이어지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엉클 베이커리의 빵에 익숙해한 건 아니었다고요.
처음에는 너무 딱딱하다면서 잘못 구운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어요. 반면 어떤 분들은 “여기에 이런 빵집이 생기는군요"하고 좋아하시기도 했고요. 지금 베이커리에 찾아오는 분들 중 80% 정도가 여성분이고 그 다음에는 2~40대, 간혹 가다가 외국에서 살다온 연세 있는 어르신들이 오세요. 그분들이 저희 빵을 보고 “외국에 있을 때 이런 빵 많이 먹었어.”라고 얘기해주시기도 해요. 정읍이 시골인 줄 알았는데 다른 도시에서 만드는 빵을 맛까지 똑같이 내는 게 신기해서 자주 이용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베이커리 진열대에 놓인 빵들의 종류가 새롭더라고요. “정읍에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고 베이커리 내부의 깔끔함도 눈에 들어왔어요. 식사 시간대에 빵을 사러 오는 분들도 계속 계시고요. 이 가게가 지닌 속도와 취향을 꾸준히 지켜온 결과처럼 보였어요. 이렇게 ‘엉클 베이커리스러움’이라고 느낄 만한 것들, 이를테면 인테리어나 메뉴 개발 등 베이커리 운영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세요?
일본 빵집 인스타그램을 많이 봐요.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관련 계정을 많이 팔로우했거든요. 마침 일본 빵집에서는 하드 계열 빵들을 많이 다뤄요. 거기에서 참고해 제 취향에 맞는 빵을 만들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팔로잉한 일본 빵집 계정들은 대부분 프렌차이즈가 아닌, 저희 같은 개인 베이커리에요. 이 계정들이 몇 시에 오픈하고 몇 시에 마감하는지 등을 대충 알거든요. 이런 식으로 메뉴 뿐만 아니라 어떤 식으로 가게를 운영하는지도 알 수 있고, 빵을 몇시에 만들고 몇시에 빼는지도 다 봐요.
엉클 베이커리 인스타그램도 다른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만큼 운영이 활발한걸요. 그 과정에서 그 가게의 색깔이 드러나는 것 같고요. SNS로 소통하면서 특별히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하루에 한 번씩 나오는 엉클 베이커리의 신선한 빵들을 안내하는 데 신경써요. 아내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는 걸 제일 먼저 하죠. 빵 사진을 주기적으로 올리다 보니 인스타그램 피드를 확인하고 직접 찾아오는 분도 많아요. 인스타그램 DM으로 빵을 예약해주시기도 하고요.
정읍 도심의 변화와 함께 성장한 빵집
지금 자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장점을 꼽는다면 뭘까요? 가게에서 버스터미널과 KTX 정읍역이 가깝고, 문화시설도 모여 있어서 인근 소도시에서 도시 문화를 즐기러 온다고 들었어요.
그런 부분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아요. 그중 젊은 분들의 비중이 의외로 높아요. 정읍이 소도시이긴 하지만, 주말에는 고창이나 부안 등에서 도시 시설을 이용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밖에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행사가 있을 때 납품하기도 하고요. 주말에는 빵집 가까이에 있는 CGV로 영화보러 오는 분들이 많죠. 빵집 바로 앞에 있는 연지아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오는 분들도 들리시고요. 예전에는 주변 시설이 별로 없는 지역이었는데, 점차 사람 왕래가 많은 동네가 되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3~4년 동안 한 곳에서 자리 잡으면서 변해가는 정읍을 지켜보게 되시는 듯해요.
맞아요. 이곳도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보다 건물도 많이 생기고 사람들이 모여 뭔가 하려는 시도도 많이 보여요. 특성 있는 카페라던가 1인 미용실과 바버삽 등등이 생겼어요. 젊은이들을 위한 작은 공간이 많이 생기면서 그만큼 기회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가만히 있으면 정읍이라는 도시가 소멸될 것 같은데, 저처럼 정읍에서 창업하는 젊은 분들을 보면 “저렇게 뭐라도 하려는 사람들이 있구나.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 같은 생각이 들죠.

혹시 그 청년상인 분들과 교류는 있나요?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잉하며 서로 지켜보시는 것 같긴 하던데요. 모여서 뭔가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으실까요?
따로 모임이 있진 않아요. 다만 예전에는 저희 빵을 납품받아 샌드위치를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었던 식으로 조금씩 뭔가 같이 해보는 시도를 해보기도 했거든요. 서로 가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죠. 지금은 멀리 떨어져 지켜볼 뿐이더라도, 같은 지역에서 계속 느슨하게라도 함께 할 사람들인 거잖아요. 그래서 그분들이 모여 뭔가를 한다면 제가 여력이 되는 선에서 도와주거나 할 수 있는 일은 해주고 싶어요.
대표님에게 엉클 베이커리가 자리 잡은 이곳 정읍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정읍은 ‘편안한 곳'이랄까요? 여기에 머물다가 다른 큰 도시를 가면 하루 이틀은 좋아요. 도시의 세련된 것들을 구경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좀더 지나면 너무 피곤해져서 빨리 정읍으로 내려오게 되요. 차가 빵빵 거리지도 않고, 사람들이 여유 있게 흘러가요. 화도 잘 안내고요. 그렇게 사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좀 편안해요.

끝으로 엉클베이커리를 어떤 곳으로 키워나가고 싶어요? 정읍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엉클 베이커리의 앞으로가 기대되요.
빵 만드는 일이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일이라 고되긴 해요. 그래도 아침부터 일어나 빵을 만들면 “오늘 하루도 제대로 보냈구나" 하는 뿌듯함이 오더라고요. 큰일이 없는 이상은 이 베이커리를 오래 하고 싶어요. 나중에 제 아이들에게 물려줄 정도로요. 계속 하고 싶은 일이고 빵 자체를 무척 좋아해요. 일단 가까운 계획을 얘기해보자면, 저희 빵집은 제빵만 하는데 케이크나 쿠키 등 커피에 먹을 수 있게 아기자기한 디저트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공간도 좀더 넓은 곳으로 옮겨서 제빵 뿐만 아니라 커피도 마실 수 있게 해봤으면 해요. 
찾아오는 길 | 전라북도 정읍시 중앙로 76
이용방법 | 아침 9시~저녁 8시(빵 소진시까지), 매주 일월 정기휴무
미리보기 | 엉클베이커리 인스타그램
글 | 이상미 에디터
사진 | 백서희 포토그래퍼
많은 이들이 정읍의 볼거리로 내장산 단풍을 꼽습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읍 도심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적은 편이죠. 하지만 KTX 정읍역과 정읍 버스터미널, 이 주변에는 도시 외부와 정읍 내부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좀더 시내 쪽으로 들어오면 영화관과 공연시설, 대형마트가 눈에 띕니다. 가까운 지역 사람들이 찾아와 영화나 공연 등의 생활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정읍의 모습이지요.
영화관과 공연장 사이. 사람이 오가는 정읍의 번화가에 정갈한 빵집 ‘엉클 베이커리'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메뉴 진열대에 놓인 신선한 빵들이 보이죠. 바삭한 크루아상과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스콘. 여기에 대파 같은 의외의 속재료가 들어간 샤워도우까지. 빵을 좋아한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먹어보고 싶은 메뉴들이 한가득 보일 거예요. 마치 친근한 동네 아저씨처럼 정읍 사람들은 물론 이곳을 찾은 모든 이에게 건강한 빵을 전하는 곳. 정읍의 엉클 베이커리입니다.
정읍에서 취향을 담은 베이커리를 열다
안녕하세요!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로 대화를 시작해볼게요.
정읍에서 엉클 베이커리라는 빵집을 운영하는 한준입니다. 베이커리를 운영한 지는 3~4년 정도 됐어요. 고등학교 때 정읍으로 이사와서 생활하다가 광주로 가서 대학을 나왔고, 이후에는 서울의 빵집에서 일하다가 결혼 후 정읍에 터를 잡았어요. 부모님이 제가 운영하는 베이커리와 가까운 곳에서 설렁탕 가게를 하고 계시기도 해요.
베이커리를 열기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어요?
레스토랑과 카페 등 외식업 쪽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했어요. 지금 하는 베이킹은 종류가 좀 다르긴 하지만 일하는 패턴이 이전에 하던 것과 비슷해요. 빵 만드는 일도 잘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작정 서울에 올라가 제빵을 배웠어요. 천연 발효종으로 만드는 하드계열 빵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처음부터 만들고 싶은 빵이 정해져 있었네요.
대학생 때 자주 가던 광주의 빵집이 있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하드계열 빵을 먹었어요. 이전부터 먹어온 부드러운 빵하고 비교하면 너무 딱딱한 거예요. 근데 하드계열 빵들은 묘하게 계속 손이 가더라고요. 흔히 우리가 알던 빵은 식감이 부드럽지만 계속 먹다 보면 조금씩 느끼해져서 멀리하게 되잖아요. 반면 하드계열 빵은 주식처럼 계속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자주 가던 빵집의 형과 친해져서는 “이런 빵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더니, 서울에 있는 베이커리를 추천해주어서 그쪽에서 배울 수 있었어요.
엉클 베이커리에서 볼 수 있는 빵 종류가 궁금해지네요.
사워도우, 바게트 등 한국사람들이 쌀을 먹듯 주식처럼 먹는 하드계열의 빵들이 있어요. 정읍에서 이런 빵을 찾는 분들이 적지만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지요. 사이드 메뉴로 스콘, 앙버터 등을 준비했는데 손님들이 많이 찾아서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의 빵들을 많이 만들게 됐어요. 처음에 혼자 운영할 생각으로 베이커리를 운영할 때는 메뉴가 15개 정도였는데요. 지금은 4, 50개 정도로 늘었어요. 크로아상 종류가 많고, 당일생산 당일판매가 원칙이라 좀더 빵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정읍에서 저희 빵집을 통해 프레첼을 처음 보는 분이 많아요. 치아바타나 사워도우도 정읍에서 거의 저희밖에 안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좋아하는 빵으로 정읍 사람들과 이어지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엉클 베이커리의 빵에 익숙해한 건 아니었다고요.
처음에는 너무 딱딱하다면서 잘못 구운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어요. 반면 어떤 분들은 “여기에 이런 빵집이 생기는군요"하고 좋아하시기도 했고요. 지금 베이커리에 찾아오는 분들 중 80% 정도가 여성분이고 그 다음에는 2~40대, 간혹 가다가 외국에서 살다온 연세 있는 어르신들이 오세요. 그분들이 저희 빵을 보고 “외국에 있을 때 이런 빵 많이 먹었어.”라고 얘기해주시기도 해요. 정읍이 시골인 줄 알았는데 다른 도시에서 만드는 빵을 맛까지 똑같이 내는 게 신기해서 자주 이용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베이커리 진열대에 놓인 빵들의 종류가 새롭더라고요. “정읍에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고 베이커리 내부의 깔끔함도 눈에 들어왔어요. 식사 시간대에 빵을 사러 오는 분들도 계속 계시고요. 이 가게가 지닌 속도와 취향을 꾸준히 지켜온 결과처럼 보였어요. 이렇게 ‘엉클 베이커리스러움’이라고 느낄 만한 것들, 이를테면 인테리어나 메뉴 개발 등 베이커리 운영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세요?
일본 빵집 인스타그램을 많이 봐요.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관련 계정을 많이 팔로우했거든요. 마침 일본 빵집에서는 하드 계열 빵들을 많이 다뤄요. 거기에서 참고해 제 취향에 맞는 빵을 만들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팔로잉한 일본 빵집 계정들은 대부분 프렌차이즈가 아닌, 저희 같은 개인 베이커리에요. 이 계정들이 몇 시에 오픈하고 몇 시에 마감하는지 등을 대충 알거든요. 이런 식으로 메뉴 뿐만 아니라 어떤 식으로 가게를 운영하는지도 알 수 있고, 빵을 몇시에 만들고 몇시에 빼는지도 다 봐요.
엉클 베이커리 인스타그램도 다른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만큼 운영이 활발한걸요. 그 과정에서 그 가게의 색깔이 드러나는 것 같고요. SNS로 소통하면서 특별히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하루에 한 번씩 나오는 엉클 베이커리의 신선한 빵들을 안내하는 데 신경써요. 아내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는 걸 제일 먼저 하죠. 빵 사진을 주기적으로 올리다 보니 인스타그램 피드를 확인하고 직접 찾아오는 분도 많아요. 인스타그램 DM으로 빵을 예약해주시기도 하고요.
정읍 도심의 변화와 함께 성장한 빵집
지금 자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장점을 꼽는다면 뭘까요? 가게에서 버스터미널과 KTX 정읍역이 가깝고, 문화시설도 모여 있어서 인근 소도시에서 도시 문화를 즐기러 온다고 들었어요.
그런 부분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아요. 그중 젊은 분들의 비중이 의외로 높아요. 정읍이 소도시이긴 하지만, 주말에는 고창이나 부안 등에서 도시 시설을 이용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밖에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행사가 있을 때 납품하기도 하고요. 주말에는 빵집 가까이에 있는 CGV로 영화보러 오는 분들이 많죠. 빵집 바로 앞에 있는 연지아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오는 분들도 들리시고요. 예전에는 주변 시설이 별로 없는 지역이었는데, 점차 사람 왕래가 많은 동네가 되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3~4년 동안 한 곳에서 자리 잡으면서 변해가는 정읍을 지켜보게 되시는 듯해요.
맞아요. 이곳도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보다 건물도 많이 생기고 사람들이 모여 뭔가 하려는 시도도 많이 보여요. 특성 있는 카페라던가 1인 미용실과 바버삽 등등이 생겼어요. 젊은이들을 위한 작은 공간이 많이 생기면서 그만큼 기회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가만히 있으면 정읍이라는 도시가 소멸될 것 같은데, 저처럼 정읍에서 창업하는 젊은 분들을 보면 “저렇게 뭐라도 하려는 사람들이 있구나.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 같은 생각이 들죠.
혹시 그 청년상인 분들과 교류는 있나요?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잉하며 서로 지켜보시는 것 같긴 하던데요. 모여서 뭔가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으실까요?
따로 모임이 있진 않아요. 다만 예전에는 저희 빵을 납품받아 샌드위치를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었던 식으로 조금씩 뭔가 같이 해보는 시도를 해보기도 했거든요. 서로 가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죠. 지금은 멀리 떨어져 지켜볼 뿐이더라도, 같은 지역에서 계속 느슨하게라도 함께 할 사람들인 거잖아요. 그래서 그분들이 모여 뭔가를 한다면 제가 여력이 되는 선에서 도와주거나 할 수 있는 일은 해주고 싶어요.
대표님에게 엉클 베이커리가 자리 잡은 이곳 정읍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정읍은 ‘편안한 곳'이랄까요? 여기에 머물다가 다른 큰 도시를 가면 하루 이틀은 좋아요. 도시의 세련된 것들을 구경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좀더 지나면 너무 피곤해져서 빨리 정읍으로 내려오게 되요. 차가 빵빵 거리지도 않고, 사람들이 여유 있게 흘러가요. 화도 잘 안내고요. 그렇게 사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좀 편안해요.
끝으로 엉클베이커리를 어떤 곳으로 키워나가고 싶어요? 정읍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엉클 베이커리의 앞으로가 기대되요.
빵 만드는 일이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일이라 고되긴 해요. 그래도 아침부터 일어나 빵을 만들면 “오늘 하루도 제대로 보냈구나" 하는 뿌듯함이 오더라고요. 큰일이 없는 이상은 이 베이커리를 오래 하고 싶어요. 나중에 제 아이들에게 물려줄 정도로요. 계속 하고 싶은 일이고 빵 자체를 무척 좋아해요. 일단 가까운 계획을 얘기해보자면, 저희 빵집은 제빵만 하는데 케이크나 쿠키 등 커피에 먹을 수 있게 아기자기한 디저트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공간도 좀더 넓은 곳으로 옮겨서 제빵 뿐만 아니라 커피도 마실 수 있게 해봤으면 해요.
찾아오는 길 | 전라북도 정읍시 중앙로 76
이용방법 | 아침 9시~저녁 8시(빵 소진시까지), 매주 일월 정기휴무
미리보기 | 엉클베이커리 인스타그램
글 | 이상미 에디터
사진 | 백서희 포토그래퍼